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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떠올릴 수는 있었지만 / 안태운 본문

여름을 떠올릴 수는 있었지만 / 안태운

홍제 2023. 10. 16. 16:24

 여름이 오면 할 수 있었죠

 무엇을 할 수 있나

 정말로 무엇을 할 수 있었나 생각해보면

 당신은 할 수 없었죠

 그렇게 여름이 올 수 있다면

 촛불은 부드럽군요

 그것을 쥔 손도

 손의 그림자도

 그래서 누군가 손을 내밀면

 당신은 그 손의 그림자가 되는 것 같군요

 다 벗은 쓸쓸함만 돌아다니는 것 같군요

 어디에 있지?

 촛불은 어디서 돌아다니지?

 그러다 당신은 봄을 응시하는군요

 그러다 쓸쓸함은 사라지고

 그 모든 것이 사라져서

 여름은 없군요

 여름도 없군요

 할 수 없었죠

 무엇을 떠올릴까 생각해보면

 여름을 떠올릴 수는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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