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
여름을 떠올릴 수는 있었지만 / 안태운 본문
여름이 오면 할 수 있었죠
무엇을 할 수 있나
정말로 무엇을 할 수 있었나 생각해보면
당신은 할 수 없었죠
그렇게 여름이 올 수 있다면
촛불은 부드럽군요
그것을 쥔 손도
손의 그림자도
그래서 누군가 손을 내밀면
당신은 그 손의 그림자가 되는 것 같군요
다 벗은 쓸쓸함만 돌아다니는 것 같군요
어디에 있지?
촛불은 어디서 돌아다니지?
그러다 당신은 봄을 응시하는군요
그러다 쓸쓸함은 사라지고
그 모든 것이 사라져서
여름은 없군요
여름도 없군요
할 수 없었죠
무엇을 떠올릴까 생각해보면
여름을 떠올릴 수는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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