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
발화 / 황인찬 본문
중간이 끊긴 대파가 자라고 있다 멎었던 음악이 다시 들릴 때는 안도하게 된다
이런 오전의 익숙함이 어색하다
너는 왜 갑자기 화를 내는 거지?
왜 나를 떠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거지?
통통거리는 소리는 도마가 내는 소리다 여기로 보내라는 소리는 영화 속 남자들이 내는 소리고
어떤 파에는 어떤 파꽃이 매달리게 되어 있다
어떤 순간에나 시각이 변경되고 있다
저 영화는 절정이 언제였는지 알 수 없이 끝나 버린다
그런 익숙함과 무관하게
찌개가 혼자서 넘쳐흐르고 있다
불이 혼자서 꺼지고 있다
나는 너에게 전화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지나친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약해 / 이근화 (0) | 2023.02.07 |
---|---|
뜻밖의 바닐라 / 이혜미 (0) | 2023.02.07 |
밀가루의 맛 / 이혜미 (0) | 2023.02.07 |
내간체 / 안현미 (0) | 2023.02.07 |
격발된 봄 / 신용목 (0) | 2023.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