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홍제

유리코 / 이제니 본문

유리코 / 이제니

홍제 2023. 2. 27. 09:47

  유리코 당신은 순한 원숭이 같은 눈빛으로

  홍당무 세 개 달걀 두 개 매운 양파 양파들

  가진 것 없는 사람 같은 낡은 앞치마를 목에 걸었지

 

  유리코 그건 버려

  유리코 그건 비극이고 그건 싸구려야

 

  유리코는 여전히 순한 원숭이 같은 눈빛으로

  홍당무 세 개 달걀 두 개 매운 양파 양파들

 

  나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아서 더 더 소리치고

  그런 날 밤이면 홀로 운동장을 달렸지

 

  유리코 당신이 좋아하는 꽃은 옛날의 금잔화

  당신이 좋아하는 노래는 산등성이의 푸른 빛

 

  어둠은 당신의 가슴에서 풀어져나오고

  당신은 가난한 사람들의 신발처럼 희미해져만 가는데

 

  나는 지금도 산수를 잘 못하고

  내가 나밖에 될 수 없어 괴롭고

 

  왜 사람들은 부끄러우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릴까

  마치 그것이 마음이라도 되는 것처럼

 

  유리코 나는 여전히 궁금한 것이 많고

  읽고 읽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게 된 책을 펼쳐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랄라 죽음의 후렴구를 흥얼거리고

 

  당신은 오늘도 순한 원숭이 같은 눈빛으로

  괜찮다 괜찮다 내 등을 두드리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 진은영  (0) 2023.02.27
거의 모든 세상 / 조연호  (0) 2023.02.27
레몬 / 허수경  (0) 2023.02.27
음지와 양지의 판다 / 이제니  (0) 2023.02.27
버터 / 박선민  (1) 2023.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