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은

홍제 2023. 3. 8. 09:33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은 특히 강박적이고, 이 같은 충동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설명할 길이 없으며, 쓸모라고는 강박이 스스로 정당화할 때 그렇듯 우연적이고 부차적인 것뿐이다.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은 요람에서 싹트거나 아예 싹트지 않는다. 비록 나는 다섯 살 때부터 글쓰기의 강박을 느꼈지만 아무리 봐도 내 딸은 그럴 것 같지가 않다. 그 애는 만사를 긍정하는 특별한 축복을 받은 아이라서 삶이 펼쳐지는 그대로 기뻐하며 두려움 없이 잠들고 두려움 없이 깨어난다. 자기만의 노트를 쓰는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부류로, 외롭게 만사에 저항하며 재배치하는 사람이다. 불안한 투덜이, 분명 태어날 때부터 어떤 상실의 예감에 감염된 아이들이다.
 
 
조앤 디디온 [베들레헴을 향해 웅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