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 홍지호

홍제 2023. 10. 29. 22:58

  처음은 자꾸 지나간다

  관대한 척을 하면서

  키스가 있었다

  하루종일 숨을 쉴 때마다

  당신이 숨쉴 때 나는 냄새가

  들락날락거렸다

  바퀴가 터진 스쿠터처럼

  처음은 지나갔고 이제 키스를 해도

  당신의 숨이 들락거리지는 않는다

 

  처음이 지나간 후에도 나는 자꾸

  처음이에요 라고 말하게 되었다

  처음이라고 하면 선생이 되어주니까

  선생들이 늘어가고

  미숙함을 이해해주었다

  초범이라는 단어가 형량을 줄이는 것처럼

  데뷔작을 태워버리고

  차기작을 발표한 작가가 있다면

  그리워하겠지

  형량은 늘어날 것이다

 

  찾고 있던 신에게

  질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처음으로 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

  나를 만든 건 처음이지요?

  세상을 만든 것도 처음이지요?

  그러면

  봐줄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