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무제(파랑, 초록, 그리고 갈색)", 캔버스에 유화, 마크 로스코, 1952 / 오션 브엉
홍제
2023. 11. 26. 23:33
텔레비전에서 비행기들이 빌딩에 충돌했다고 한다.
그리고 난 그래라고 대답했지, 네가
가지 말라고 했으니까. 우리가 굳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이유는 아마도 악마와 더 가까워야 신이
우리의 말을 들을까 해서.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어.
내 가장 큰 영예는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며
날아갈 생각을 안 하는 것이었다고. 우리가 물처럼 산다는 것ㅡ
새로운 혀에 침을 바르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지 않는 것. 하늘이 파랗다고 하지만
아주 멀리서 보면 까맣다는 걸 난 알아.
넌 가장 고통스러웠을 때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항상 기억할 것이야.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ㅡ하지만 난 딱 한 번의 생만
벌었는걸. 그리고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어. 아무것도. 끝내
치아 한 쌍조차. 텔레비전이 자꾸 말했지 비행기들이......
비행기들이...... 그리고 난 조각난 앵무새로 만든
방에 서서 기다렸어. 그들이 날개가 네 개의 흐릿한
벽으로 만들어지도록 떨며. 거기에 네가 있었어.
네가 창문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