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빠찡코 / 송승언
홍제
2023. 2. 10. 13:29
죽고 싶은 마음이 칼을 찾지는 않고
죽고 싶은 마음이 강을 찾지는 않고
죽고 싶은 마음이 빠찡코를 찾는다
죽고 싶은 마음들이 빠찡코에 모인다
아무도 없는 거리를 보며 아무도
없는 거리를 지나가면
시인 두엇쯤이 앉아 있는 빠찡코가 보인다
쭉 뻗는 그 손으로 시에 대한
각서를 쓰지는 말고
쭉 뻗는 그 손으로
목매다는 밧줄을 묶지는 말고
레버를 당긴다
그것이 스툴에 앉아 있는 시인들의 마음이다
죽고 싶은 마음들이 모여 빠찡코는 만석
죽고 싶은 마음들이 흩어져 마음들이 죽어도
죽고 싶은 마음이 칼을 찾지는 않고
빠찡코 이제 그만
빠찡코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