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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

숲과 초원은 아파트가 건설된 후에 만들어졌다 / 박다래 본문

숲과 초원은 아파트가 건설된 후에 만들어졌다 / 박다래

홍제 2023. 3. 9. 11:09

  이 도시에 언니가 살았다

  창밖 인공 숲과 초원

  그곳에 눈이 내리고 있다

  눈은 조용하고 눈은 무겁다

  나는 미지근한 머그잔을 손에 쥐고

  쌓이는 소리를 듣는다

  잔디 사이를 채우는 눈을 보면

  젖은 곳에서 걷고 싶다

  집 밖의 세계에 발을 내디딜 때까지 나는 현관문을 여러 번 열었다 닫았다

  준비가 되었나요 중얼거리다

  현관 앞에서 서성인다

  더 이상 언니가 이 도시에서 택시를 몰지 않아도

  나는 젖은 채 바깥으로 추방될 수 있다

  바깥으로 밀려날 때마다 늘 언니를 떠올렸다

  어디선가 언니를 만날지도 몰라

  흰 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은

  녹색과 주황색이래

  신발을 신다가 빛을 확인한다

  언제 어떤 말을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았다

  잿빛 웅덩이가 깊어진다

  길이 지워지고

  나는 집에 이별을 두고 나간다

  바깥의 시간이 나에게 손짓한다

  젖은 곳, 젖지 않은 곳 여전히 마르지 못한 계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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