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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

서울 그리고 겨울 / 이수명 본문

서울 그리고 겨울 / 이수명

홍제 2023. 3. 29. 17:27

  어디서 주워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돌 하나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다.

 

  빛을 들이고

  오후 내내 집에 있는 날은 돌을 센다.

  하나밖에 없는데

  하나 둘 셋 넷, 다시 처음부터 하나 둘 셋 넷,

  쓰지 않는 형형색색의 펜들이 펜 통에 가득 꽂혀 있다.

 

  잉크가 말라 나오지 않는 펜을 쓰레기통에 던진다.

  하나 둘 셋, 그러다 네 번째 펜은 쓰레기통 옆으로 떨어진다.

  통 안으로 떨어져도 밖으로 떨어져도 던지기는 계속된다.

 

  빛이 더 퍼져 나가면

  펜들이 자꾸 통 밖으로 날아가 떨어지면

  집이 조금씩 부서질 것이다.

  집은 실제로 움직이지도 않고 부서진다.

  밖에는 날카로운 고양이 울음소리

 

  대낮이 한 번에 으스러진 듯이 고양이가 울고 있다.

 

  너는 돌 같은 것이 몸속에 생겼다고 말한다.

  돌이 몸속을 돌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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