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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

만남의 광장 / 이장욱 본문

만남의 광장 / 이장욱

홍제 2023. 6. 27. 16:49

  우리는 언제나 만났다. 다가오는 당신을 향해 내가 오른손을 들자 당신의 왼손이 마술처럼 올라가고,

  우리는 자꾸 가까워졌다.

 

  우리는 하나의 현장을 이룩했는데, 우리는 왜 점점 무능력해지지? 당신은 오리온좌를 생각하지 않고 나는 한가한 남자이기를 그치고 우리는 서로에게서 도망칠 수 없네.

 

  우리는 모여들었다. 나는 예의 바르게 살아갈 것이며, 당신은 어쩔 수 없이 인생을 혐오하겠지만

  내가 실루엣이 되어 당신의 동공을 점령하자 드디어,

  당신의 낡은 입술은 열렸다.

 

  안녕.

 

  나는 내 최후의 저녁에 오늘의 인사를 떠올릴 수 없으리. 우리는 광장의 트로피와 함께, 우리는 타타타 떠가는 군용 헬기와 함께,

  인생은 정기적으로 교체되지.

 

  드디어 광장이 우주선처럼 떠오르자, 누군가 있는 힘을 다해 고함을 질렀다.

  내가 오른손을 내리는 순간 당신의 왼손은

  아지랑이 속으로

  홀연히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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