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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

제설제 / 송승언 본문

제설제 / 송승언

홍제 2023. 6. 27. 21:11

  없는 자유를 촛불 옆에서 생각하니 달콤하다 했던 사람처럼

  없는 것들을 생각하니 든든하다

  침침한 형광등 아래 누워

  생각 없음에 대해 생각하면 속이 꽉 차는 것 같다

 

  이렇게 또 없는 것들에 기댄다

  영영 우리 눈에 비치지 않을 것들이

  그럼에도 존재하는 거라고

  영혼 없이 생각을 비워 버린다

 

  없는 것들도 형상을 가진다면 좋을 텐데

  눈처럼 떨어지고 흔들리다가

  녹아내리고 뭉쳐지다가

  더는 없는 모든 것들을 기념하는 제단으로 가기

  그러면 사라짐도 이해할 수 있을 텐데

 

  눈이 엄청 쏟아진 다음 날 길에 나가면 좋을 텐데

  제설제를 저마다 나눠 들고, 가끔 미끄러지며

  얼어붙은 길을 걸어가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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