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
메리제인 요코하마 / 황병승 본문
메리제인.
우리는 요코하마에 가본 적이 없지
누구보다 요코하마를 잘 알기 때문에
메리제인. 가슴은 어딨니
우리는 뱃속에서부터 블루스를 배웠고
누구보다 빨리 블루스를 익혔지
요코하마의 거지들처럼.
다른 사람들 다른 산책로
메리제인. 너는 걸었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도시,
항구의 불빛이 너의 머리색을
다르게 바꾸어놓을 때까지
우리는 어느 해보다 자주 웃었고
누구보다 불행에 관한 한 열성적이었다고
메리제인. 말했지
빨고 만지고 핥아도
우리를 기억하는 건 우리겠니?
슬픔이 지나간 얼굴로
다른 사람들 다른 산책로
메리제인. 요코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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