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
낙원 아파트 로비의 야마하 시계 / 이성진 본문
나
누가 앉았던 자리
너
바다 위에 떠있는 프로펠러
발음
겨울을 고독사라고 읽었다
걸었지
내가 밖에다 대고 우는 것
룰입니까
문입니다
스쳐가는 구두와
심각했던 얼굴들은
시간이고
걷다보니
납골당이다
사춘기
원근감이 사라진 직후
나는 내 집보다 오래 살지 못하고
먼저 죽은 개들을 애도하면서
얼굴들이 벽이 될 때
나의 슬픔이 너의 외로움을 자를 때
그럴 수 있다고 믿을 때
인생
음악을 듣느라 다 써버리는 것
계절
세상을 말아 태우고 이야기가 모두 끝날 때
나는 새였다
개가 늙는다
개
새를 보았다
날아갔으므로
지구에서 흘러나가는 노래들
돌아올 때는 한 명만 듣는다
공으로 오는 건 공뿐
포물선을 올려다 본 소녀는
다른 나라에서만 할머니가 되었다
1초가 아직 안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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