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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

창문 없는 방 / 숙희 본문

창문 없는 방 / 숙희

홍제 2024. 3. 26. 11:19

 부모가 있거나 없다는 이유로

 부유하는 것이 싫어

 

 이불 대신 사람을 덮고 잘 수 있을까?

 물으며

 

 낮아진 숨소리

 

 튀어나온 뼈와 움푹한 뼈를 맞춰가면서

 내 위에 너를 눕혔다가

 네 위에 내가 누웠다가

 

 서로의 몸이 닮기 위해 꼭

 가족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아간다

 

 우리도 태어나기 전에는

 춥지 않았었는데

 

 그곳으로부터

 한참을 떠나 와버렸다

 

 네 목소리만이 따스하다

 잠들지 말고

 계속 말을 해줘

 

 잠들지 않고 둘러보면

 

 없는 창문을 가려놓은

 커튼이 펄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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