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
창문 없는 방 / 숙희 본문
부모가 있거나 없다는 이유로
부유하는 것이 싫어
이불 대신 사람을 덮고 잘 수 있을까?
물으며
낮아진 숨소리
튀어나온 뼈와 움푹한 뼈를 맞춰가면서
내 위에 너를 눕혔다가
네 위에 내가 누웠다가
서로의 몸이 닮기 위해 꼭
가족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아간다
우리도 태어나기 전에는
춥지 않았었는데
그곳으로부터
한참을 떠나 와버렸다
네 목소리만이 따스하다
잠들지 말고
계속 말을 해줘
잠들지 않고 둘러보면
없는 창문을 가려놓은
커튼이 펄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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