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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

눈보라의 끝 / 백은선 본문

눈보라의 끝 / 백은선

홍제 2024. 2. 28. 11:41

 구름의 그림자

 연기처럼

 서로를 끌어안을 때

 

 당신을 배우려고 먼바다를 건너왔어요

 텅 빈 고층 빌딩들이 밤을 견디듯이

 

 층계로 쏟아지는 유리구슬들

 얼굴을 참는 얼굴

 고백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핏속에서 사라지는

 긴 지느러미

 

 그림자가 엉켜 있는 골목

 손바닥들

 서로의 세포에 대고 속삭인다

 

 손등이 가려워요

 파도를 끌어와 무릎을 덮을 때

 

 조용한 사람과 더 조용한 사람이 동시에

 입을 떼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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