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
하해 / 황인찬 본문
"저기요, 죽지 마세요"
누가 내게 그런 말을 했다 마포대교를 걷다 가만히 멈춰 서 있을 때였다
그때 나는 수면에 반사되는 빛이 너무 아름다워서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게 아름다움이 싫다는 말은 아니었지만
"왜 아름답지?"
그건 네가 해안 절벽에 돌기둥이 서 있는 풍경을 보며 한 말이었다
돌기둥을 보고
사람을 기다리다 돌이 된 사람이라고 생각한 사람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고
"정말 사람 같네"
내 말에 너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강은 서쪽을 향해 흐르고 있다
죽지 말라는 말을 한 사람은 저기 멀리 걸어가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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