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
아니 맞아요, 당신은 멀리 가게 될 겁니다. 본문
"내가, 프랑크푸르트에 있다는 당신의 여자친구 이야기를...... 『북쪽 거실』에 써도 될까요?"
그러나 내가 정말 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말은: 감옥에 있다는 당신의 여자친구는...... 내가 들어본 그 어떤 나라보다도 더욱 먼 나라와 같습니다. 무스탕보다 더욱 먼 나라. 하지만, 그래도 내가 그것을 써도 될까요.
당신은 손가락에 묻은 생선 기름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말끔하게 빨아먹은 다음 냅킨으로 손가락을 닦았다. 식당 주인 부부가 이 광경을 호기심과 약간의 경멸이 섞인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는 것을 나는 알았다. 우리에게 다가와서 시간이 늦었으니 문을 닫아야 한다며 나가달라고 요구할 때까지. 당신은 대답했다. "이번에 독일로 돌아가면, 그녀에게 다시 가보려고 합니다. 그녀에게 물어볼게요. 그래서 좋다고 하면, 그녀에 관해서 전부 들려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그것을 『북쪽 거실』에 쓰게 되겠죠."
그리고 당신은 덧붙여 말했다. 내가 어느 날 멀리,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멀리, 거의 브라질과 같은 나라까지 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나는 그럴 리가 없다고 대답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하고 당신이 물었다.
나는 정말로 멀리 간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당신은 고개를 저으며, 말없이 손가락으로 눈앞의 파도치는 검은 바다를 가리켰다.
아니 맞아요, 당신은 멀리 가게 될 겁니다.
저렇게, 멀리. 왜냐하면ㅡ
배수아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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