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
그녀는 정말 마술 같구나, 하고 생각했다 본문
마술사는 그녀에게 한 발 다가와 자신의 손을 바로 그곳에 얹었다. 그러고 가만히 있었다.
이 이름은 여기에 있어요. 마술사가 말했다. 언제까지나 그럴 겁니다.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한 손에는 라이터를 들고 다른 손에는 불에 태운 종잇조각을 들고.
거리의 마술사는 돌아서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런 마술사의 뒷모습을 어둠이 조금씩 지워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자기 눈물이 지워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남우야, 하고 불렀다. 그러자 남우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정말 마술 같구나, 하고 생각했다.
김종옥, 「거리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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