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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

터널안굽은길 / 성다영 본문

터널안굽은길 / 성다영

홍제 2024. 2. 12. 18:14

 공원을 걷는다 내가 이동한다

 식도를 타고 빠르게 내려가는 차가운 액체처럼

 

 거리는 옷을 고르고

 너는 거리의 기분을 느낀다

 너의 기분은 거리의 뒤를 따라오고 있다

 

 연립주택 삼 층에서 이불을 터는 사람이 있다

 시간이 너무 많은 것처럼 느껴져

 불규칙한 먼지의 움직임

 첫 문장 다음에는 두 번째 문장이 온다 두 번째 문장 다음에는 세 번째 문장이 온다

 이것으로 무얼 해야 좋을까

 

 나는 오늘 둘러본다

 무한한 게시물

 

 여기 되게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래 제발 내 것을 먹어줘 나는 멈춘다 사오 년 돈 모으면 여기 살 수 있겠지 멈춘다 왜 너는 그런다고 바뀌지도 않을 일만 골라서 하니 나는 계속한다 아무도 강간을 원하지 않는다

 

 초록불

 

 이불의 먼지와 함께 사람이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멈추고 걷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멈추고. 걷는다. 

 

 너는 뒤돌아보지 않으면서 뒤돌아보는 내일의 너를 기다린다

 

 거리를 앞지른다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채로

 법과 마음을 믿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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